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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진해수욕장 ~ 고래불해수욕장
 

상대산 관어대를 내려와 다시 블루로드 시작점이자 끝 지점인 고래불해수욕장으로 향합니다.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이 바로 대진해수욕장이랍니다. ‘고래불대교’를 지나면 송림 우거진 곳에서 금빛모래 반짝이며 파란 바다를 안고 있습니다. 파란하늘과 둘로 나뉜 듯 저 멀리 더 짙푸른 바다가 마치 유화작품을 보는 것 같습니다.

 

소나무 숲길을 걸어갑니다. 소나무 향이 바람에 흩날려 코끝을 지나 은은하게 가슴에 들어옵니다. 소나무 숲길에 현혹이 되어 정해진 길로 걷지 않았던 탓에 포장길로 힘들게 올라섰습니다. 오른편으로 파란 바다가 따라오면서 소나무 숲에 가려졌다가 나타나기를 반복합니다. 왼편에는 병곡평야가 넓게 펼쳐지고 저 멀리에선 포근한 산이 마을을 품었습니다. 덕천리와 거무역리, 영동리 해변 명사이십리를 합쳐 바로 ‘고래불’이라 통칭해 부른답니다.

 

덕천해수욕장

 

고래불로 이어진 모래와 가슴까지 물들이는 파란 바다가 작품을 이루고 있습니다. 모래사장을 벗어나 송림 그늘에 들어섰습니다. 소나무 숲이 방풍림처럼 자라고 있습니다. 그늘을 통해 걸으니 발아래 발바닥이 있습니다. 꼬불꼬불 길을 안내하면서 지압 효과를 맛보라는 뜻인 듯 크고 작은 자갈을 이용해 발바닥 문양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신발을 벗고 그 발길을 따라 한참을 걸어봅니다.

 

발바닥으로 은근하게 통증이 전해오지만 머리는 오히려 개운해집니다.

그곳을 벗어나 다시금 잘 정돈된 길을 걸어갑니다. 역시 양쪽으로 바다와 논밭이 함께 걸어갑니다. 간혹 중간에 긴 의자가 놓여 길손의 발길을 쉬어가라 합니다.

 

영동해수욕장

 

‘영동해수욕장’이라니 이곳이 영동이라는 동네인가 봅니다. 포장된 주차장 뒤로 파란 바다와 맑게 갠 하늘, 얼마간 보이는 모래와 가느다란 바다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이를 배경으로 이곳 해수욕장의 마스코트를 자처하는 굵고 가는 소나무 다섯 그루가 자라고 있습니다. 그 아래 작은 의자가 놓여있습니다. 그곳에 앉아 바다를 향하니 몸도 마음도 파란 바다가 됩니다.

 

영덕청소년야영장

 

일어나 목적지를 향해 갑니다. 얼마를 바다와 논밭과 그렇게 걸어가니 ‘영덕청소년야영장’이 나타납니다. 자석에 이끌리듯 발걸음을 향하자 입구 관리사무소에서 인기척이 들립니다. 들어와 차 한 잔 하고 가란 말 한마디가 천상의 울림 같습니다. 한 잔의 차가 좋은 인상과 함께 입안에 오래도록 남아 있습니다. 이곳 영덕청소년야영장은 ‘영덕청소년문화의집’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영덕 청소년들의 건전한 문화공간으로 정보와 여가, 휴식을 한 번에 누릴 수 있는 곳입니다.

 

고래불해수욕장

 

탁트인 바다를 옆으로 두고 반대편 병곡면 거무역리 논밭을 스치며 한참을 걸어갑니다. 잘 정돈된 길이 참으로 편안합니다. 드디어 병곡면 병곡리 고래불해수욕장에 도착했습니다. 순간 지금까지 걸어왔던 길이 주마등처럼 지나갑니다.

 

고래불해수욕장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목은 이색 선생이 상대산 관어대에 올랐다가 이곳 앞바다에서 고래가 뛰어노는 모습을 보고 이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고래불은 원래 ‘붉은 뻘’의 옛말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곳 병곡리에서 덕천리에 이르는 약 8km에 달하는 타원형의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백사장은 병풍처럼 둘러쳐진 울창한 해송림海松林과 어울려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바닷바람을 막고 모래사장을 보호하며 길 넘어 인근 병곡평야와 마을을 보호하기 위한 방풍림이랍니다. 방풍림은 1950~1960년대 마을 주민과 예비군들이 부역으로 동원되어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이곳 곰솔 숲에서 잠시 몸을 담그고 피톤치드를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그간에 쌓였던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것은 물론, 장과 심폐기능도 강화된다고 합니다.

 

고래불해수욕장 서북쪽으로 일곱 가지 보물의 이야기가 담긴 칠보산의 연봉이 그림처럼 솟았고, 남쪽으로 기암괴석의 상대산이 바다에 뿌리를 박았습니다. 이곳 해수욕장 뒤편 광장에는 2009년에 조성된 음악분수대가 잔잔한 음악과 물을 뿜으며 리듬을 탑니다. 또한 이듬해인 2010년에 4마리 고래를 형상화해 만든 공연장 지붕의 거대한 조형물은 이곳을 상징한답니다.

 

고래불해수욕장 음악분수를 향해 가다 보면 바다산책횟집 앞에 스탬프를 받는 곳이 있습니다. 바다 풍경에 넋을 놓느라 빠트리지 말기 바랍니다.